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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ng's Play
〃  Cinema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우디 앨런 감독)

by 장꿀로드땡규 2013. 9. 29.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사랑스러움이 가득하면서도 탐구적일것이란 느낌이 강했기에 항상 볼 생각을 안했던것 같다. <미드나잇 인 파리> 나 <로마 위드 러브> 같은 제목에서 오는 편견과 예고편에서 보이는 장면들에 더더욱 그랬던것 같다. 


 굴러들어온 공짜예매권을 쓰려는데 당장 이번주에 볼 영화가 없어서 선택한것이 사실 <블루 재스민> 이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고나와서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놀랐고, 감독이 우디앨런 이라는것에 또 한번 놀랬다.


 상류층의 허영심을 꼬집는 꽤 직설적인 고발 영화였다. 사랑과 상류층 삶에 빠져지내는 재스민이 사기꾼이며 바람둥이인 남편과 떨어지면서 빈털털이가 되었을 때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남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는 싸가지 없고 재수없지만, 그전까지의 습관때문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극이 흘러갈수록 재스민도 남의 돈 등쳐먹는 사기꾼과 별반 다르지않는 속물임이 들어난다.

 

 과거의 찬란한 삶에 중독되버려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재스민이 거짓말을 늘어놓긴 하지만 그 진짜 문제는 '사랑' 인것 같다. 할의 바람때문에 일어난 그녀의 극단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었다. 거기에 유전자 탓에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외쳐대는 동생은 순간의 다정함에 빠져 허우적 대는 모습을 보여주며 똑같이 '사랑' 의 부재를 얘기한다. 


 <1408> 의 존 쿠삭이나 <링컨> 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처럼 <블루 재스민> 도 케이트 블란쳇을 위한 영화이다. 위에 사진처럼 망가졌어도 외적인 면에서 우아함이 묻어나는 케이트 블란쳇을 보면 우디 앨런 감독이 이러한 것을 노리고 캐스팅을 한게 아닐까 싶다. 뛰어난 연기력이야 이미 입증된 배우라 말할 필요도 없고, 외적으로 풍기는 우아함 덕분에 허황된 상류층의 몰락이 더 극적이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우디앨런 감독의 전작이 어떤지 궁금해진다. <블루 재스민> 처럼 해학적인 고발 영화라면 그간 가지고있던 편견을 싹 없애줄 수 있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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