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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ma

우리 선희 (홍상수 감독)

by 장꿀로드땡규 2013. 9. 27.




 <북촌방향> 이후로 오랜만에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보았다. 전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을 보고싶었지만 못봐서 아쉬웠는데 <우리 선희> 를 보고나니 더더욱이 놓친것이 후회된다. 뭔가 제목의 유사성? 때문에 비슷하다고는 생각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꽤 일맥상통하는 영화인것 같아 궁금하다.


 홍상수 감독 영화는 <북촌방향> 과 <우리 선희> 두개뿐이 모르지만, 두 개 영화가 비슷한 점을 보였다. 비슷한 장소와 똑같은 말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강조한다. <북촌방향> 에서는 '소설' 이라는 술집과 '다정' 이라는 한식집이라면 이번엔 술집 '아리랑'  이 그렇다. 교수의 입에서 시작한 "끝까지 파고들어 자기자신을 찾아라" 하는 말이 결국 인물들을 통해 돌고돈다.


 1~2년 동안 잠수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내성적인 사람으로 정립되버린 선희는 초반부터 '거짓말' 한 선배에게 사과하라며 소리친다. 그리고 남자들이 선희를 정의하려는 방식을 그대로 되받아치면서 복수?한다. 그리고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괜찮은 여자의 이미지를 그들에게 남겨준다. 마치 보기좋은 두번째 추천서처럼. 그렇게 자신의 원하는것을 얻은 선희는 유유히 사라진다.


 상남자같은 정재영이 영화에 나와서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했는데, 가장 공감가고 유쾌했던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다들 진짜 술을 먹고 촬영을 한건지 취객 연기를 정말 잘한다. 홍상수 감독 영화는 언제나 날것(생고기) 같은 화면에 함축적인것 같아 어렵지만, 항상 특유의 유쾌함이 있는듯하다. <북촌방향> 도 전혀 취향이 아니지만 가끔 꺼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 <우리 선희> 역시나 전부를 이해하긴 힘들지만, 또다시 보고싶은 매력이 있다. 더해서 전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도 덩달아 보고싶게 만드는 영화이다. 전작을 봤다면 이번 <우리 선희> 가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영화끈?이 아직 많이 짧아서 이런 영화를 보면 아쉬움이 많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아리랑' 술집과 그곳에서 끝내 확인하지못한 아주 바삭바삭하고 기름기 적은 정말 맛있는 통닭같은 것들이 어떠한 의미를 두는건지 아리송하다. (그런데 결국 모습까진 보여주지만 실제 맛은 느끼지못하는것이 꼭 주인공 선희같다.) 뭔가 촌스러워보이는 줌인은 그냥 홍상수 감독만의 습관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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