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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ng's Play
〃  Cinema

그래비티 (Gravity, 알폰소 쿠아론 감독)

by 장꿀로드땡규 2013. 10. 18.






 주인공에게 빠져들거나, 영화가 주는 메세지에 엄청난 감명을 받거나,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경험을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등, 영화를 보고 감동하게 되는 경우가 몇가지있다. <그래비티> 는 그 중에서 대리만족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거는 던칸 존스의 <더 문> 이었다. 하지만 이번 <그래비티> 를 보고나니 이것을 따라올만한 우주영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비티> 에는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의 큰 고난을 겪고난 후에 갖는 휴식에서 마치 태아의 모습처럼 그린다던가, 처음에는 고요하고 자유로운(중력이 없는) 우주를 좋아하다가 그 중력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보다도 내 몸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고 해야할까? 우주에서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나에게 다가왔었다. "영화를 보았다! "라기 보단 "우주에 다녀왔다!" 가 더 어울리는 그런 영화이다. 


 이러한 느낌을 살려주는것이 바로 음향 효과였다. 처음 귀를 찢어지게 하는 배경음으로 시작하더니만, 우주의 특징인 고요함으로 묘한 긴장감을 흐르게 한다. 거기에 실제 우주에서 처럼 각종 소리는 모두 지우고 우주복 안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나 사람이 날라가다가 부딪칠때 효과음을 강조시킨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법칙을 알고있지만, 거대한 충돌장면에 화염이 없고 터지는 소리가 없으면 심심하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감독은 과감하게 이런 익숙한 특수효과들을 버렸고 우주공간을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다루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가지는 극적인 긴장감은 절대 놓치지않는다. 또한 헐리우드나 한국 재난 영화라면 꼭 등장하는 장면들 (기도하는 가족들이나 동료들의 애처로운 모습이 교차된다거나 뭐 그런 신파스런 장면들) 없이 깔끔한것이 마음에 든다.


 3D 효과가 좋다고 생각했던것은 최근에 보았던 <스타트렉 다크니스> 였다. 3D를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번 <그래비티> 역시나 이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왔다. 보통 3D 를 생각하면 <위대한 개츠비> 처럼 입체감 넘치고 자극적인 효과를 떠올리는데, <그래비티> 같은 경우는 우주의 시커먼 배경에서 단조롭게? 보일법한 인물이나 사물들에 입체감을 준다. 크게 눈에띄는 효과는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효과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이런것뿐만 아니라 순간 눈을 찔끔 감게 할만한 효과도 간간히 쓰기때문에 3D에 거부감이 크지않다면 3D로 보는것을 추천한다.


 올해 기대했던 영화들 중에 실망한 부분이 없는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요새 상영시간이 죄다 2시간인것에 비하면 90분이 매우 짧지만서도 속이 꽉차있고, 정말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사실 영화의 화면비율을 따져본적이 없는데, 이번 <그래비티> 는 IMAX 상영시 위아래 레터박스가 존재하는것이 가장 아쉬웠다. 만약 꽉차는 화면이었다면 광활한 우주에서의 장면에서 숨도 못쉬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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