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과 강지환, 두 배우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두 캐릭터가 굉장히 상반적인데, 소지섭은 심경의 변화는 있어도 겉으로 표현되기엔 항상 절제되있는 모습을 유지한다. 그 반면 강지환은 건방지고 반항적이며, 후에는 진지하기까지 변화가 많은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두 캐릭터가 대비되는 모습이 참으로 볼만하다. 마치 <콜래트럴> 에서 빈센트와 맥스가 후에 가서는 서로 뒤바껴있는 모습들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두 사람의 액션 스타일에서도 한명은 멋이 잔뜩 들어가있고, 다른 한명은 동작이 작지만 확실한 타격을 주는 모습이 흥미롭다.
영화의 엔딩씬에 불만을 가지는 의견이 많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의 제목부터 시작하는 뚜렷한 한마디를 두 주인공들의 본래 모습을 상기시키며 아주 강렬하게 표현한 장면이 아닐까싶다. 영화가 흘러가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주인공들 이지만, 마지막에 소지섭의 눈빛에서는 "영화는 영화고, 이것이 현실이다" 라는 경고가 들리는듯하다.
김기덕 감독의 각본이라 그런지 화면은 날것 같은 느낌에, 거북함을 느낄만한 강렬한 장면들이 마치 김기덕 감독의 영화처럼 느껴지는게 있다. 하지만 장훈 감독은 김기덕 감독 영화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내 취향은 이런 쪽인듯 싶다. 이번에 개봉하는 <배우는 배우다> 역시 각본은 김기덕 감독이지만 연출은 신연식 이라는 감독이 했다고 한다. 이미 평도 좋게 나왔고 과연 같은 각본가 밑에서 이번엔 어떤 영화가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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