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피곤한 영화이다. 해무에 둘러쌓인것처럼 내용도 분위기도 보는내내 답답하게 만든다. 인간의 광기와 욕망을 아주 지독하게 나타내는 영화였다. 단순히 여자를 지키기위해 몸부림 치는 스릴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또 홍매가 팜므파탈이라 치부하기엔 이 영화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자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전진호에 탑승한 사람들이 눈앞도 보이지 않는 해무안에서 본능과 욕망을 거침없이 표출한다. 마치 이 안에서는 어떤것도 다 묻어둘 수 있고, 지켜야 할 선도 없다는듯이 과감없이 행동으로 보여준다. 다시금 영화 초중반 (해무가 등장하기 전) 을 생각해보면 해무 안에서의 상황을 더 쉽게 납득시키기 위해 복선들을 많이 설치해둔거라 생각한다.
김윤석의 연기는 대단하다. 그런데 <타짜> 부터 시작해서 <황해> 까지 거의 변화없는 모습때문인지 연기를 그렇게 잘한다는 느낌은 안든다. 아니 그냥 영화 속 모습이 진짜 김윤석 본인같기도 하다. <배우는 배우다> 에서 이준이 보여준 아이돌의 변신을 이번 박유천도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기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희준의 발정난 모습에 소름이 끼쳤고, 유승목, 김상호, 문성근씨도 딱 필요한 만큼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홍매를 연기한 한혜리일것이다. <군도> 에서 펼치지 못한 한을 <해무> 에서 폭발시키듯 눈빛과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엄청 재밌다고 추천해주기가 애매한것이, 취향도 많이 탈것 같고 혼란속에서 미쳐가는 상황에서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 정말 뭔가 부족해보여서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감독이 이걸 노린건가? 싶을 만큼 그 답답함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긴했다...심성보 감독의 다음 작품을 보면 확실히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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