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트릴로지" 는 첩보 스릴러의 대명사 중 하나로 꼽히고, 요즘 액션 영화에서 사실적인 근접전투무술을 트렌드로 만들어버린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헐리웃에서 성공적인 삼부작으로 꼽을 만큼 완성도도 뛰어나다.
'첩보 액션 스릴러란 장르가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하는 작품이 이번 <베를린> 이다. 사실 <본 시리즈> 에 비하면 아직까지 완성도는 아쉽다. 하지만 그만한 가능성을 가지기엔 충분했다.
처음 제목이 뜨기전 강렬한 오프닝으로 시작하여 영화가 끝날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스토리, 액션 모든게 중요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첩보 스릴러라면 단연 이 '긴장감의 유지' 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베를린> 이 충분히 더 좋은 후속작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속작에서 꼭 좀 고쳤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대사 전달력이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북한말 중에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몇가지 나왔다. 내가 좀 생소한 단어라서 놓치는걸수도 있지만, 이경영씨의 북한말은 제대로 들리지가 않아 답답할때가 꽤 있다. '북한말이나 우리나라말이나 크게 차이가 없으니까 관객도 다 알아듣겠지..' 하는 생각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않았나 싶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어설픈 CG는 차라리 빼는것이 어떨까싶다. 항공뷰 시점으로 찍은 추격씬은 솔직히 긴장감을 순간 놓아버릴만큼 벙찌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미 많은 활동을 통해 액션을 담당했던 정두홍 무술감독이라 그런지 아주 멋진 액션장면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영화 중 액션씬만 때서 비교할만한 영화는 <아저씨> 정도인데, <아저씨> 의 액션씬은 '멋' 을 주로 사용했다면, <베를린> 의 액션씬은 '진짜배기' 가 아니었나 싶다. <이퀄리브리엄> 에서 봤던 건카타 형식의 싸움도 있었는데 권총만 들었을뿐 전혀 다른 느낌의 액션씬이었다.
스토리에서는 사실 크게 임팩트가 없었다. 처음에 꼬이는 이야기들을 잘 따라가면 큰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데, 꼬여있는 이야기를 터뜨릴때 조금은 여유있게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꼬여있던 이야기를 순식간에 확 풀어버리니 그닥 와닿지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본 시리즈> 에서도 이야기에서 임팩트를 받은게 없었던터라 <베를린> 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더더욱 살려낸것을 보고 이것이 한국영화와 헐리웃의 차이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흠잡을곳이없다. 잘한다! 라는 생각보단 그냥 캐릭터에 너무 잘 녹아들어가서 동일시 보이기도 했다. 하정우야 요즘 뜨는 대세로서 역시나였고, 한석규는 <뿌리깊은나무> 에서 보여준 이도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류승범은 역시나 모든 캐릭터를 양아치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실히했다. 가장 의외였던것은 역시나 전지현인데, <도둑들> 이나 <엽기적인 그녀> 에서 보여준 모습이 가장 잘 어울렸기에 전혀 다른 련정희 역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녀 또한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단점이 없진않지만 류승완 감독이기에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거란 믿음을 가져본다. 후속작을 내도 전혀 이상하지않을 마무리였기에 전작보다 더 멋진 후속작으로 우리나라만의 첩보스릴러 시리즈를 이어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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