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처음, 주인공 성준의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나레이션이 알려주듯 영화는 성준이 들려주는 1인칭시점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는 재미난 특징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감독이 영리하게 이용한 김보경의 1인 2역이다.
보면서 "어?" 하지만 영화가 흘러가면서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치않고 의심없이 수긍하게된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역시나 흑백만을 사용한 화면인데, 이로인해 시간이나 날짜같은 경계가 모호해진다.
특히나 낮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는 화면에 지금 이 순간이 하루가 지난 다음날인지 아니면 오늘 인지
아리송한 상태로 남게된다. 그런데 진실을 밝혀내야 영화가 아니기때문에 그 모호함을 설명할 이유도,
중요한 것도 아니란것이 독특하다.
그들이 '소설' 이라는 술집과 '다정' 이라는 한식집에서 들려주는 약간은 진부하지만 흥미롭고 그럴듯한
대화들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같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껴있는 아니 수없이 우리 주위에서 뿜어나는 '우연' 과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는 '운명' 을 재미나게 풀어낸 영화이다.
보고나서 나왔을땐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었다. 두서없고 옹알옹알 거렸던 GV가
한몫 거들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두번 더 반복관람을 한다면 또다른 시각으로 재미나게 볼 수 있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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