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포스트 묵시록같은 영화로서 자칫하면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어떤 사람들 머릿속엔
기독교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차버릴 수도 있는 영화이다. 영화속에 종교적 메세지가 많은건
맞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그저 기독교적 판타지를 소재로 한 영화' 정도였다.
영화속에서는 종교를 개인적 야망의 도구로 쓰려는 사람과 자신의 뜻을? 전달하려는 사람의
이야기로 되어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보여주는 일라이와 솔라라의 모습을 보면 계속해서
사명을 지니고 나가는 모습보다는 악역인 카네기의 말과 그의 몰락이 더 머릿속에 남는다.
"나약하고 절실한 자들의 심장을 겨눠서 조종할 수 있는 무기"
'신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대상,
그리고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카네기의 말이 더 와닿지않았나 싶다.
종교적 이야기를 떠나서 영화만 얘기하자면 이 영화는 아쉽다. 액션 장면만 때놓고 보면
잔인하긴 하지만 깔끔하게 잘만들었다. 특히나 액션 장면에서 들려주는 효과음들은 굉장히
날카롭고 거칠다. 음향효과가 빵빵하게 받쳐주니 그만큼 액션장면들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액션 영화로 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종교적 철학으로 다가가기에는
그저 도구로 쓰였을뿐 깊이있게 다뤘다고 보기 힘들었다.
내가 교인이 아니라서, 또 기독교적 이야기에 대해 무지해서 그런지 몰라도 주인공 행동에
공감이나 의미부여가 별로 되지않았다. 그렇다보니 후반부에 터지는 일에도 그렇게 느낌이
없었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그닥 재미있진않았다.
묵묵히 사명을 수행하는 일라이 역의 '덴젤 워싱턴'과 야심으로 가득찬 악역 카네기를
연기한 '게리 올드만'의 연기력은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레옹> 에서 너무나도 인상깊었던
악역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이 다시 악역으로 돌아왔다는 점이 너무 반가웠다.
기독교의 반감을 잠시 접어두고 본다면 그닥 껄끄럽지않게 볼 수 있는 영화인듯하다.
적당하게 오락적 재미가 있는 종교적 판타지 정도로 흥미롭게 즐기면 좋을듯싶다.
교인이라면 장면들 하나하나에 의미부여 하기는 딱일듯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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